오늘 화이트데이지? 내가 좀 기분이 묘했어. 사실, 아들이 오늘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들고 가더라구. 초등학교 6학년인데 벌써 이런 일이 생기다니,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이었어. 사실 예전엔 이런 걸 상상도 못 했거든. 근데 아들이 여자친구한테 선물을 준비하는 걸 보니까, 그냥 “어휴, 시간이 진짜 빠르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 나도 모르게 살짝 쑥스러웠고, 한편으론 그런 시기가 왔구나 싶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뭔가 기특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래서 화이트데이가 어떻게 시작된 건지 생각해봤어. 사실 화이트데이는 일본에서 시작된 거래. 발렌타인데이에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잖아? 그걸 일본에서 1978년에 이어서, 남자들이 받은 초콜릿에 답례를 하는 날로 만든 게 화이트데이의 시작이었어. 그때부터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 중국 같은 다른 나라에서도 점차 확산된 거지. 원래는 남자들이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는 게 기본인데, 그 문화가 점점 변해서 이제는 선물도 다양하게 주고받는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아.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화이트데이에 선물 주는 게 꽤나 자연스러워졌잖아? 요즘은 연인 사이에서나 친구 사이에서 이런 기념일을 챙기는 게 일종의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해. 사실 난 처음에 이 문화가 좀 과한 것 같기도 했어. 그냥 상업적인 기념일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왠지 그런 날이 지나치게 소비 중심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조금 냉소적이었거든. 그런데 오늘 아들이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걸 보니까, 그 나이에 맞게 친구 사이에서도 뭔가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생긴 기념일이 아닐까 싶어. 그냥 어른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게 아니라,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준비하는 거겠지?
그러고 보니, 아들이 선물 준비하면서 얼마나 떨렸을까 싶은 거야. '이 선물이 괜찮을까?' '여자친구가 좋아할까?' 그런 걱정을 하면서 준비했겠지. 초등학교 6학년이면 아직 그런 감정들이 많이 서툴고 복잡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 친구에게 선물 주고 싶은 마음'은 진지했을 거야. 그 나이에 그게 얼마나 특별할까, 그만큼 그 마음이 소중한 경험이 아닐까 싶어.
나도 어릴 때는 친구들에게 선물 준비하면서 긴장하고, 그 아이가 좋아할까 걱정했던 기억이 나거든. 그때 그 마음이 또 얼마나 특별하고 떨렸는지 모르겠어. 아들이 지금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니, 정말 시간이 빠르다 싶어. 그래서인지 아들이 자꾸 그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내가 경험한 걸 다시 느끼게 되더라고. 참 신기한 것 같아.
그리고 사실 이런 기념일들이 앞으로 아이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을 것 같아. 물론, 성인들처럼 진지하게 선물 준비를 하진 않겠지만, 그 나이에 맞게 작은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거잖아? 그렇게 하나씩 배우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소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도 배워가는 거겠지.
결국, 화이트데이는 그저 선물 주고받는 날일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좀 더 깊은 것 같아. 아이들이 그걸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법도 배워가는 거겠지. 아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타인을 배려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자라났으면 좋겠어.
널 응원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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